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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대한민국의 브랜드 ‘금속활자 발명국, KOREA!’

  / 2009-09-03 10:13:57

우리는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인종과 언어, 문화를 접하는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각 나라마다의 보편화된 브랜드를 통해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높여 나아가는 사회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에서도 국가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올 1월 출범시키며, 국가브랜드를 세계 33위에서 2013년까지 15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 기여도를 높이고, 첨단기술 및 제품 홍보, 문화·관광 산업의 육성,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배려 확대,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등 5개 분야 10대 과제도 중점 추진키로 했다.

과연 세계인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브랜드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까? 그 동안 정부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 개최 등 수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코리아하면, 6.25 전쟁이후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 민주화를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피를 흘린 나라, 기업과 노동자들이 서로의 이해관계로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 등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반면, 삼성, 현대, LG 등 한국의 대기업들은 비교적 많이 알려진 편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21세기는 문화와 정보산업의 시대이다. 즉, 정보의 생산이나 전달·유통 등이 중요한 자원이 되어 경제적인 발전과 가치가 창조되는 사회로, 컴퓨터 등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가공해 제공하거나 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정보산업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문화와 정보산업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브랜드는 금속활자의 발명이다. 금속활자의 발명은 정보전달의 3차 혁명으로서 4차 혁명인 컴퓨터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역사적인 뿌리이기 때문이다.

지난 천년에 있어 가장 위대한 기술적인 발명도 바로 금속활자이다. 금속활자 발명으로 책을 간행했고 그로인한 지식의 축적과 보급으로 르네상스, 종교개혁, 시민혁명, 과학혁명, 산업혁명, 자본주의로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속활자는 13세기 고려에서 발명됐다. 그 증거 자료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약칭 직지)’이다.

‘직지’는 1377년(고려 우왕 3)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으로 우리 민족이 금속활자 발명국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물론 ‘남명천화상송증도가(약칭 증도가)’와 ‘상정예문’에 대한 기록을 볼 때, 13세기 초에 고려의 수도 개경에서 금속활자가 발명되었음도 알 수 있다.

금속활자 인쇄술은 책을 만드는 수단이며, 근본적인 목적은 책 속에 담겨있는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네스코(UNESCO)에서는 2001년에 ‘직지’와 구텐베르크 ‘42행성서’를 나란히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등재시켰다. 이것은 금속활자 인쇄의 시원을 세계가 대한민국으로 인정한 것이며, 이제 금속활자 발명의 대명사인 ‘직지’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정보기술(IT)과 문화콘텐츠기술(CT)을 과거의 지식정보 전달 매체였던 금속활자 발명의 대명사인 ‘직지’와 연계해 역사성을 부여한다면,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브랜드로 IT와 CT분야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큰 몫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3차 정보혁명인 금속활자 발명국 코리아에서 4차 정보혁명인 컴퓨터로 연결되는 대한민국이 지식정보의 최강국이라는 브랜드가 이제는 세계인의 뇌리 속에 코리아의 새로운 브랜드로 기억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