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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명소를 찾아 떠나는 ‘경주’

남산과 동해바다의 매력을 한번에!

김현아 기자  / 2009-07-30 14:25:22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땅, 경주. 시 전체가 하나의 웅장한 유적지인 천년고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할까? 경주는 신비의 땅이다. 경주의 남산은 산 전체가 하나의 역사박물관이고,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면 푸른 동해바다가 펼쳐져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올여름 경주에서 산과 바다를 마음껏 즐겨 보자.

다양한 ‘수상 레포츠’ 만끽
경주가 해안도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4번 국도를 따라 시내를 벗어나면, 추령고개를 지나 아름다운 동해 바닷길이 펼쳐진다.

우선 오류해수욕장에 들어서면 모터보트와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백사장의 모래 대신 고운 자갈이 뒤덮여 색다른 운치를 드러낸다.
전촌숲의 울창한 송림과 온천 해수탕 등 피서지의 여건을 두루 갖춘 전촌해수욕장도 일품. 이곳은 감포항과 가까워 싱싱한 활어를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봉길해수욕장은 문무대왕수중릉(대왕암)과 감은사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이다. 최근에는 동해안 역사·문화유적 관광을 겸한 가족 피서지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도 바닷물을 이용한 온천 해수탕으로 인기가 높은 나정해수욕장, 송림과 해안이 반원형의 절경을 이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관성해수욕장도 가볼 만한 곳이다.
해수욕을 즐기고 나서 싱싱한 활어가 먹고 싶다면 감포항으로 몸을 돌려도 좋다. 이곳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예전부터 동해 남부의 중심 어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싱싱하고 저렴한 횟감을 파는 재래시장이 바다를 배경으로 형성돼 있고,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동해 일출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뜨거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경주의 노천박물관, 남산
‘남산을 오르지 않고는 경주를 논하지 마라’고 일컬을 만큼 남산은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남산 등산 코스는 다양하다. 등산로를 따라 곳곳에 조각된 석불과 석탑들을 통해 신라시대 미(美)를 고스란히 느껴 보자.

경주평야의 주위에는 많은 산들이 성벽처럼 둘러싸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크고 높은 산이 바로 남산이다. 남산을 이루고 있는 두 봉우리는 고위봉(해발 494m)과 금오봉(해발468m). 이곳에서 흘러내리는 40여 개의 계곡과 산줄기들을 합쳐 경주 남산이라고 한다.
남산의 등산코스는 모두 3개로 나뉘어 있다. 제1코스는 삼릉에서 금오봉을 지나 ‘용장사지’로 이어지는 등산코스. 삼릉은 신라 3대 왕의 능이 모여 있어 삼릉이라 불리는 곳이다. 그 순서에 따라 54대 경명왕릉, 53대 신덕왕릉, 8대 아달라 왕릉을 찾아볼 수 있다.

삼릉을 에워싼 골자기를 삼릉골이라 부르는데, 남산의 수많은 골짜기 가운데 불교 유적이 가장 많다. 특히 ‘삼릉계석불좌상’을 비롯해 ‘삼릉계곡선각여래좌상’, ‘삼릉계곡마애석가여래좌상’ 등 다양한 석불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삼릉골을 지나 금오봉(해발 478m)에 오르면 경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고, 이내 남산의
가장 큰 절터인 ‘용장사지’를 만나게 된다. 남산에서 가장 크고 깊은 용장골의 정상부에 있으며 ‘용장사지마애여래좌상’, ‘용장사곡삼층석탑’, ‘용장사곡석불좌상’이 그 자태를 드러낸다.

제2코스는 통일전을 출발해 칠불암을 지나 ‘천룡사지’로 이어지는 등산코스다. 통일전은 태종무열왕, 문무왕, 김유신장군의 영정이 봉인돼 있으며, 삼국통일 기념비와 사적비가 있는 곳이다. 힘든 여정을 마치고 칠불암에 오르면 자연에 새겨진 석불들이 등산객에게 인자한 미소를 보낸다. ‘칠불암 마애석불’이 그것이다.

고위능선을 따라 오르면 남쪽에 제일 높은 고위봉(해발 494m) 정상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치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하산 길에 만나는 유적지가 그 유명한 ‘천룡사지’. 이곳에서 ‘삼층석탑’과 여러 석조들을 감상하며 운치 있게 산행을 마무리 지어보자.

마지막으로 불곡에서 탑곡(옥룡암)을 경유해 미륵곡(보리사)에 이르는 제3코스도 기억하자. 이곳 등산로에선 ‘불곡석불좌상’, ‘탑곡마애조상군’, ‘미륵곡석불좌상’ 등이 등산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동양화를 그대로 옮긴 ‘양동마을’
수백 년 된 기와집은 예스러운 풍치를 자아내고, 나지막한 토담들이 그윽한 분위기를 풍기는 ‘양동마을’. 강동면 양동리에 들어선 이곳 민속마을은 5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현재 ‘한국의 역사마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잠정 등록돼 있다.

1508년 지어진 여강 이 씨 종가인 ‘무첨당’은 ‘조상에게 욕됨이 없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편액의 오른쪽 벽에는 대원군이 집권 전에 방문해 썼다는 ‘좌해금서(左海琴書:영남의 풍류와 학문이란 뜻)’라는 죽필(竹筆)이 걸려 있다. 무첨당은 눈에 띄지 않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경건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마루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 가문이 배출한 대유학자이자 경세가인 회재 이언적 선생이 글을 읽고 있는 듯한 환상에 빠져든다.

예스러운 경치에 흠뻑 취해 발길 닿는 대로 거닐다보니 성종 15년(1454년)에 지어진 월강 손씨의 종갓집 앞. ‘하루에 참을 인자를 백번 쓴다’는 의미의 ‘서백당(書百堂)’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대문에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사당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랑채로 휘돌아 나가면 그 뛰어난 경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한편 마을 안에는 국보인 ‘통감속편’과 ‘무첨당’ 외 보물 3점, 중요민속자료인 ‘서백당’ 등 12점, 경북도지정문화재 7점 등을 보유하고 있어 온 가족이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함께 하기엔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