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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서 동해안까지’ 경북의 매력 속으로

선비정신 익히고 산과 강, 바닷가 찾으니 낭만 솔솔~

유경훈 기자(hoonspioneer@newsone.co.kr)  / 2009-06-30 13:33:33

경상북도 하면 ‘선비의 절개와 기개, 향토의 멋, 천혜의 자연경관’에 매료되는 곳으로 통한다.
도심 곳곳에는 조상의 슬기와 지혜,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고향의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고택·종택과 농촌 전통테마마을이 즐비하고, 산에는 힘찬 날갯짓이 역동적으로 다가오는 풍력발전단지와 계곡의 폭포수가 청량감을 선물한다.
강과 바다는 어디를 가든 한여름 낭만을 즐기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여행 테마가 즐비하다. 무더운 여름 땀에 찌든  일상을 싹 날려줄 산과 바다 계곡들을 소개한다.

파도 넘실대는 ‘동해안 해수욕장’
경북 동해안은 해안도로를 따라 손에 잡힐 듯 이어지는 바다, 그리고 낭만과 여유가 머무는 곳곳에는 금빛 모래사장을 토해 놓았다.
최근 4년 연속 국토해양부 선정 최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된 고래불해수욕장(불은 뻘의 옛말이다)은 조선초의 대학자이자 사상가였던 이색 선생이 상대산에 올라 병곡 앞바다에서 고래가 뛰어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명명한 것이라고 한다. 병곡면의 6개 해안마을을 한데 품고 있는 고래불 해변은 금빛 모래와 푸른 바다가 고루 비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모래사장 길이가 장장 20리에 달해 단일 해수욕장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모래사장의 뒤편은 울창한 송림이 에워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인근 방파제 어느 곳이든 낚싯대를 드리우면 우럭, 학공치, 고등어, 돔 등이 심심찮게 낚인다.
장사해수욕장은 남정면 장사리 7번 국도변에 위치한 해수욕장으로 모래의 알이 굵고 몸에 붙지않아 맨발로 걷거나 찜질을 하면 심장과 순환기 계통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양해수욕장은 울진읍내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불영사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일급수 왕피천을 끼고 있어 해수욕과 민물 수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7월 말까지 은어낚시를 할 수 있으며, 숭어낚시는 연중 가능하다. 해수욕장 뒤편엔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이 있다.

기성망양해수욕장(울진 사동한 인근에 위치)은 하늘로 시원스럽게 뻗은 해송과 십리에 가까운 백사장을 자랑하는 울진의 대표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비교적 얕고 백사장도 완만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후포해수욕장은 울진 최남단에 위치하며 쪽빛바다와 깨끗한 백사장이 인상적인 곳.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였던 후포항이 가까워 싱싱한 해산물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원시 자연의 푸름을 간직한 울릉도
제주도가 잘 다듬어진 보석이라면 울릉도는 가공되지 않은 원석의 다이아몬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울릉도가 제주도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한다. 도동항에 내려서는 순간 보이는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들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원시시대로 들어선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래서 ‘태고적 신비’, ‘천혜의 자연’이라는 표현이 진부하긴 해도 딱 들어맞는 곳이다. 울릉도 여행일정을 잡는다면 최소 2박 3일로 잡는 것을 추천한다.

울릉도가 동해에 우뚝 솟은 산이라면 성인봉은 그 산 속에 핀 꽃봉오리다. 해발 984m의 높이로 당당하게 서 있는 모양새가 성스러워서 성인봉이라고 부른다.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는 정상 부근의 원시림(해발 600m)에는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의 희귀 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절경을 발아래에 두고 원시림 숲 속을 거니는 내수전 트래킹 코스는 울릉도의 명소 중의 명소로 손꼽힌다. 내수전의 일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죽도, 관음도, 섬목, 저동의 모습도 장관을 이룬다.

‘민족의 기개와 희망’ 울진 금강송림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계곡은 아름답고 늠름한 금강송의 자태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금강송 최대 군락지다. 무려 483만평(1610만㎡)에 이르는 광활한 군락지에 평균수령 150년, 평균 키가 23m에 달하는 소나무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울진 금강송은 빛깔이 곱고 단단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소나무 품종이다. 궁궐 대들보, 왕족의 관, 사찰재 등으로 사용되며 화재 피해를 입은 국보 1호 숭례문도 이곳의 금강송을 이용해 제 모습을 찾는다.

소광리의 금강송 군락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 조선 숙종 때부터 이 일대는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입산을 금지했었다고. 그 후 일제시대를 거치며 무자비하게 벌채되는 등 수난을 겪다 1959년에 이르러 육종림(育種林)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올여름 아름다운 낙락장송의 매력을 찾아 울진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동해의 무릉계곡 ‘내연산 12폭포’
태백준령이 빚어낸 내연산(포항시 송라면)은 굽이굽이 산자락을 휘감는 40리 가량의 청하(淸河)골과 그 계곡 입구에 있는 보경사(寶鏡寺)가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입구인 광천리에서 보경사에 이르는 길의 노송은 계곡의 범상치 않음을 예고한다. 골짜기로부터 끌어온 봇도랑 물이 사찰을 감싸고 흐르는 데다 수백년 묵은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한낮에도 주위가 침침하고 서늘하다.

특히 ‘경북 8경’ 가운데 으뜸인 높이 7~30m의 십이(十二)폭포는 제각기 다른 얼굴을 내밀며 등산객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내연산의 명물’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청하골의 풍광은 이곳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특권이다.

내연산 계곡 입구에 자리한 고찰 보경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원진국사비, 5층석탑 등의 문화유적과 수백 년의 세월을 이겨낸 천연기념물 탱자나무가 아늑한 쉼터를 제공한다.
내연산 남쪽 기슭에는 ‘동양 최대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 큰 규모’의 경상북도수목원이 꾸며져 있다. 이 수목원에는 멸종위기의 희귀식물, 특산식물, 야생화 등 약 18만 본이 식재돼 있고, 고산식물원과 자연체험학습장, 인공연못 등의 다양한 공간들도 조성돼 자연학습 및 학술연구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거대한 자연의 선풍기 ‘빙계계곡’
의성군 춘산면에 위치한 빙계계곡은 삼복엔 얼음이 얼고 엄동설한에는 더운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계곡으로 경북 8경 중 하나다. 기암괴석과 청정계류가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기암괴석과 맑고 깨끗한 계곡물도 일품이라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의 자리다툼이 한바탕 펼쳐진다. 귀띔에 의하면 ‘에어컨 바람’이 흘러나오는 빙산의 바위틈이 그야말로 명당 중에 명당이라고. 빙계계곡의 하이라이트로는 빙혈(氷穴)과 풍혈(風穴)을 빼놓을 수 없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언급된 이곳은 삼복에는 빙혈에서 얼음이 얼고, 엄동설한에는 풍혈에서 더운 김이 무럭무럭 피어난다고 한다.

빙혈은 원래 빙산 기슭 바위에 뚫린 굴이라고 하는데 입구를 단장해 유리문으로 막아 놓았다. 하지만 유리문을 뚫고 전해져 오는 냉기에 온몸은 오싹한 기운이 감돌 지경이다. 빙혈을 빠져나와 옆에 마련된 계단을 오르면 풍혈을 만날 수 있다.

종택·고택서 ‘한 여름밤의 꿈’을
‘한국의 멋’ 고택·종택을 체험하며 역사와 전통문화를 배우고 선비정신을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안동만한 곳을 찾기가 드물다. 도시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어릴적 어머니 품 같은 편안한과 아늑함은 고택·종택 체험의 또 다른 묘미다.

안동 지역에는 크고 작은 고택ㆍ종택들이 옛 모습을 지키고 있다. 한국의 멋을 느끼며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지난 한 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만도 5만여 명. 이 중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9000여 명이나 포함돼 있다.

시인 농암 이현보 선생 고택인 농암종택에서는 하룻밤을 머물며 ‘온고지신’을 직접 체험하는 고택 체험 행사가 별도로 준비돼 있다. 여름철 레프팅을 비롯해 식혜·감자송편·안동국시 등 전통음식 및 자연생태체험은 또 다른 묘미다. 첩첩산중 호숫가에 자리 잡고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지례예술촌’에서는 제사체험, 풍류음악, 사군자 체험이 이뤄진다.

수애당에서는 굴렁쇠 굴리기, 투호 등 민속놀이와 한지공예, 솟대만들기, 경단만들기, 다도, 천연염색, 탈춤공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안동지역 고택·종택은 하회마을, 도산서원, 봉정사 등 주요 관광지와 연계돼 있고, 인근에서 농촌테마체험, 한지체험, 예절체험 등도 가능하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템플스테이’
고즈넉한 산사의 은은한 풍경소리, 새벽 산새 소리, 울창한 숲에서 뿜어내는 청량한 공기, 게다가 바라만 봐도 시원한 폭포수. 산사에서의 머묾(템플스테이)은 상상만 해도 세속의 갖은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듯 하다.

경주 골굴사의 선무도는 인도에서 시작된 불가의 전통 수련법으로 선요가나 명상, 선기공, 선무술 등을 통해 심신을 정화하고 깨달음을 얻는 템플스테이가 이뤄지고 있는데 오전에는 주로 정적인 수련을, 오후에는 동적인 수련을 한다.
개인 및 가족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에서부터 사찰참배, 선무도 강의와 시연, 선무도 체험, 공양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경주 기림사는 일반적인 수행과정 외에 만다라 그리기나 선무명상요법, 연밭 체험 등 일정에 따라 다른 특별 프로그램을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여름에는 용연 폭포의 명상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 여름방학기간 동안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여름 불교학교’가 열릴 예정이다.

김천 직지사의 템플스테이는 조계종 교구 본사로는 최초로 원어민 교사가 모든 과정을 영어로 진행하는 ‘직지사 잉글리시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MIT 공대 출신 원어민 교사 2명과 한국인 보조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며 사전 테스트 과정을 거쳐 수준을 파악한다. 천연염색과 선요가, 다도 등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영천 은해사는 행복한 가족 템플스테이, 국보의 숨결을 찾아서, 아버지(어머니) 템플스테이, 다문화 한 가족 템플스테이, 충효(忠孝) 템플스테이 등을 운영한다.
안동의 봉정사는 새벽예불과 108배, 영산암에서의 참선, 저녁예불과 다도 그리고 사찰 창건과 관계가 깊은 ‘천등굴 산행’ 등 알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문경 대승사는 선원 스님들의 참선 일정을 똑같이 따르면서 수행을 하는 프로그램과 참가자들이 직접 도자기를 굽고, 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