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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단종과 김삿갓의 사연이 동·서강에 가득

삶의 여유가 그리운 당신 떠나라! 영월로~

유경훈·박승화 기자  / 2009-05-04 13:45:05

‘영월의 아이콘’ 동강이 빚어낸 어라연은 3개의 소(沼)와 그 사이에 솟아있는 기이한 바위,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져 천혜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서강 물줄기는 병풍처럼 펼쳐진 선암바위와 함께 선암마을을 휘감으며 선돌과 단종의 첫 유배지인 청령포로 흘러든다.

서강의 명소인 ‘한반도지형’은 백두대간을 연상케 하는 무성한 송림과 땅끝 마을, 포항의 호미곶 등 한반도를 쏙 빼 닮은 형상이 오묘하기만 하다.

거대한 탑 모양의 선돌(立石)은 70m의 장엄한 두 개의 바위가 만들어내는 한 폭의 동양화다. 7월말~8월초에는 영월동강축제가 펼쳐져 관광객을 유혹한다. 가는 곳마다 전설과 설화가 깃든 영월. 비경 속 감춰진 옛 이야기를 쫓아 초여름 여행을 떠나 본다.

4억 년 신비 탐험 ‘고씨굴’
석회동굴로 4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고씨굴(천연기념물 219호)은 임진왜란 때 고씨 일가가 피난했던 곳이라 해서 ‘고씨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고씨굴은 주굴 1.8km 중 600m를 관람할 수 있다.

헬멧을 쓰고 동굴을 탐험하듯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미로처럼 펼쳐진 통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천왕과 종유폭포, 님의 기둥, 연정루, 오작교, 연꽃바위, 진주장, 무량탑, 오백나한 여인상, 칠선녀탕, 연꽃동산, 극락폭포, 유방석 등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절묘한 형상들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한다.

고씨굴 내부를 대표하는 제3지역에는 현수상 종유석군과 석회화폭, 석막석순 그리고 섬세한 형성물체들이 신비로움을 더 해준다.

시선(詩仙) 문학세계를 한눈에 ‘김삿갓 문학관’
하동면 와석리 노루목으로 차를 몰아 내달리면 방랑시인 난고(蘭皐) 김병연(1807-1863)의 문학 혼을 기리는 ‘난고 김삿갓 문학관’과 그의 유적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곳은 난고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1층 기획전시실에는 난고 연
구에 평생을 바친 고(故) 정암 박영국 선생의 연구자료와 유물, 동국시, 필휴집, 해동시선, 대동시선 등 난고와 관련한 서적들을 전시중이며, 영상실에서는 난고의 생애를 상영한다.

2층의 자료실에서는 난고가 입고 신었을 법한 갓, 신발, 두루마기 등과 함께 각종 캐릭터들이 시선을 잡아끈다.
문학관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 마대산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면 난고 묘와 난고의 유적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 데, 이곳에서는 고뇌로 이 땅을 떠돌던 방랑시인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선조들의 삶과 꿈이 녹아든 ‘조선민화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하동면 와석리)은 선조들의 삶과 꿈이 녹아있는 곳이다.
통나무로 만든 박물관에는 오석환 관장이 지난 17년 동안 전국을 돌며 모아 온 3000여 점 가운데 ‘까치와 호랑이’, ‘신선동자’, ‘십장생도’, ‘어해도’, ‘구운몽도’, ‘호렵도’ 등 조선 시대 진본 민화 200여 점과 현대 원로화가의 기증작품 및 전국민화공모전 수상작 등이 100~400여 년 정도 된 조선 시대 고가구 20여 점 등과 함께 전시돼 있다.

이외에도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 하여 과거 급제를 기원하던 ‘어변성룡도’, 새해에 액운과 잡귀를 내쫓고 기쁜 소식을 기원하는 ‘까치 호랑이 그림’ 등을 통해 선조들의 바람과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민화 체험학습’ 코너에서는 어린이들이 그림본 위에 직접 민화를 그려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물관 주변에는 야생화공원과 300여 점의 희귀 분재가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다.

낮에는 나비관찰, 밤에는 별나라 여행
“아빠 저 별 따 주세요”
영월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별마로천문대’는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봉래산 정상(799.8m)에 건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공립 시민 천문대로 연간 190일 정도 천체 관측이 가능하다.

이곳에는 직경 80㎝ 주망원경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13대 등 총 14대가 설치돼 있어 천체관측 등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신비로운 우주 세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지하 1층 천체투영실에서는 지름 8.3g짜리 돔형 스크린에 3500여 개의 별자리가 투영돼 바깥 날씨에 상관없이 계절별 별자리가 펼쳐진다.

폐교를 활용한 곤충박물관에는 나비와 나방, 갑충류, 동강 유역에서만 서식하는 곤충 등 총 3000점의 표본이 전시돼 있어 자녀들 교육장소로 그만이다.

과거로의 여행 ‘동강사진 박물관’
영월군청 바로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동강사진박물관’에 들어서면 한국의 근·현대사와 세계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매년 4회 이상 특별기획전도 개최되는데 올해는 첫 전시로 ‘한국 광고사진의 개척자’ 김한용 사진전을 마련한데 이어, 4월 중순부터 6월 7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궁궐 사진전’을 열고 있다.

조선시대 궁궐 사진전을 통해서는 우리 민족의 빛나는 문화유산인 궁궐의 원형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궐들이 옛 왕조의 잔영으로 전락해가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 1층 카메라 전시실에서는 1960년대 007영화에서 스파이들이 지녔을 법한 초소형카메라들이 눈길을 끈다.

영월에서는 이밖에도 희귀한 화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석박물관’, 아름다운 조각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국제현대미술관’, 산악에서 당나귀를 타는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당나귀 타는 원시마을’, 스릴만점의 ‘동강래프팅’, 목탁소리로 극락세계를 여는 ‘보덕사’ 등 영월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테마여행 코스가 많다.   
          
문화·관광 사업 이렇게 추진해요!
영월, 2012년까지 체류형 문화관광도시로 개발  
고품격 도시디자인·박물관 확충·청정에너지 사업 등 추진

석탄산업의 사양화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걷던 강원도 영월군(군수 박선규)이 새로운 미래를 위한 지역 재창조의 도전을 시작했다.

◆체류형 문화 관광도시 웅비= 영월군은 2012년까지 ‘체류형 문화 관광도시’ 기반 구축에 나서 관광객 300만 시대를 열겠다는 큰 뜻을 품었다. 이를 위해 단종문화제, 동강축제, 동강사진축제, 김삿갓문화큰잔치 등 4대 축제를 명품화하고 장릉, 청령포, 관풍헌 등 단종과 관련된 문화유산의 관광자원화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체류형 관광도시 실현을 위해 지역 농·특산물과 자연자원, 문화자원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상품과 오토캠핑장 등 소규모 관광지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문화해설사 등 관광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사계절 체류형 체험관광 상품으로는 국내 대표적인 폐광촌의 하나인 상동읍에 숯가마 체험 관광단지를 조성한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숯가마 체험관광단지에는 30기의 숯가마를 비롯해 숙박, 찜질, 휴게실, 등산로, 식당 등 휴양과 건강을 위한 다양한 웰빙 시설이 들어선다.

◆지붕 없는 박물관 창조 도시= 영월군은 박물관 확충 사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오는 2011년까지 박물관 8곳을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보일 박물관은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아프리카미술관, 만봉불화박물관, 술샘박물관 등이다. 영월 곳곳에는 현재 15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으며, 사립 박물관으로 조선민화박물관, 곤충박물관, 호야지리박물관, 묵산미술박물관 등이 운영 중이다. 공립으로는 동강사진박물관, 김삿갓문학관, 단종역사관, 별마루천문대 등이 문을 열었다.

영월군의 특화된 박물관 운영이 성공을 거두자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2월 19일 전국 유일의 ‘박물관고을 특구’로 지정해 명실상부한 박물관 창조도시의 출범을 알렸다.
영월군은 박물관 특구지정을 계기로 지역여건과 특성을 살려 개별 박물관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박물관과 지역관광자원을 연계한 관광사업을 특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로 삼을 방침이다.

특히 오는 5월 17일에는 영월의 첫 국제행사인 제3회 세계국립대학총장 문화예술교육(UCAWE)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세계화 속의 관광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저탄소 녹색 성장 기틀 마련= 영원군은 ‘저탄소 녹색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친환경 발전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청정에너지를 미래핵심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 영월군의 복안인 것이다.

이들 사업으로는 태양광 발전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청정소재산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키로 했다. 클로스터가 조성되면 약 7000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1조원 대의 지역내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낼 것으로 영월군은 기대하고 있다.

또 북면 접산일대에는 3MW급(750kw/4기) 국산풍력 발전 시범단지와 연계한 산악자전거 코스, 야생화 단지 등을 조성, 새로운 형태의 관광자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영월군은 이와 함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통한 ‘명품 창조도시’ 건설을 적극 추진, 주민들의 삶의 질과 도시 품격을 높이고 있다.

석탄산업과 함께 쇠락해가던 영월은 도로를 정비하고 특색 있는 간판을 다는 등 공공디자인으로 도시가 새롭게 꾸며지면서 관광객이 20%나 증가하는 등 활기를 되찾았다.
농촌도시에 머물렀던 영월군이 많은 도시들이 부러워하는 ‘명품 관광도시로’의 성장을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