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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곳곳의 숨겨진 명소를...

배문희 기자  baemoony@newsone.co.kr / 2009-04-02 17:02:45

대구 곳곳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서/

문화예술 자취 더듬으니 추억이 새록새록/

향촌동·북성로 일대, 골목투어로 재탄생
대구는 골목이 재미있는 도시이다. 골목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 문화 유적지가 가득 숨겨져 있다. 특히 대구시 중구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는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북적이며 인생과 예술을 논했던 곳이다. 오상순, 마해송, 유치환, 구상 등의 문인들과 작곡가 권태호, 김동진, 화가 이중섭 등이 이곳에서 문화예술의 꽃을 피웠다.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를 거닐다보면 예술인들이 술잔을 기울였던 추억의 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치환, 백기만이 자주 찾았고 대구 문인들이 모여 4·19와 5·16을 함께 맞이한 호수다방, 시인 이효상이 ‘바다’ 출판 기념회를 가졌던 모나미다방, 가난한 문화예술인을 아껴주는 사람으로 유명했던 여류 수필가 이화진이 운영했던 춘추다방, 젊은 문인들이 책이나 우산을 잡히고 막걸리를 마셨던 뚱보집, 고바우집, 건너집 등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는 역사와 문화,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우리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행촌동과 북성로의 옛 영화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새로이 일고 있다. 대구시 중구청은 매달 목요일과 토요일에 무료로 골목 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향촌동 예술인 발자취 개선 작업’을 통해 이 일대를 특성화 거리로 조성하고 골목 투어를 확대할 뜻을 밝혔다. 골목투어는 코스별로 각기 다른 멋과 운치가 가득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코스는 ‘달구벌 그때 그 시절’ 골목을 주제로 ‘경상감영공원∼향촌동∼대구역∼종로초등학교∼달서문∼섬유회관∼오토바이골목∼삼성상회∼달성공원’ 구간으로 짜여 있다.
‘근대문화의 발자취’를 주제로 한 2코스는 동산선교사주택∼3·1만세운동길∼계산성당∼이상화·서상돈고택∼성밖골목∼제일교회∼염매시장∼종로∼진골목 등이다.

중구는 이 투어를 활성화하기 위해 남성로(약령시)∼동성로∼교동 귀금속거리∼서문시장을 도는 코스와 국채보상공원∼야시골목∼봉산문화거리∼대구향교∼건들바위 등의 코스도 개발할 방침이다.
이 투어는 올해 말까지 매달 셋째 주 목요일과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며 지역 문화해설사 8명이 번갈아 가며 해설을 맡을 예정이다.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신청은 전화(053-661-2194)나 홈페이지(gu.jung.daegu.kr)로 하면 된다. 가족과 연인과 함께 대구의 골목을 누비며 숨은 그림을 찾듯 역사문화의 유적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대구의 영원한 상징, 팔공산
팔공산은 대구의 상징이며 대구 시민의 안식처다.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이 통일구상을 하면서 수행했던 곳이며, 고려를 세운 왕건이 견훤과 전투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원래 명칭은 공산이었는데, 신숭겸을 포함한 고려의 개국공신 8명을 기리기 위해 팔공산(八公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높이는 1193m로 그리 높지 않지만 구석구석 숨은 볼거리와 역사, 문화유적이 가득하다. 팔공산을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갓바위이다. 갓바위는 머리에 갓을 쓰고 있는 형상의 좌불상이다. 해발 850m의 골짜기에 터를 잡고 앉아 발 아래 사바세계를 내려다보는 이 바위를 대구 시민들은 영험의 상징으로 여겼다.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갓바위를 찾아와 소망을 기원한다. 머리에 쓴 갓의 모양이 대학 학사모와 비슷하다하고 해서 입시철이면 합격을 기원하는 행렬이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팔공산 기슭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의 본사인 동화사(桐華寺)를 비롯해 파계사(把溪寺), 부인사(符仁寺), 은해사(銀海寺) 등의 명찰이 많이 있다. 통일신라의 원효대사가 삼국의 통일과정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웠다는 군위삼존석굴(軍威三尊石窟:국보 109)은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보다 제작연대가 빠르다.
대구시는 팔공산의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전하기 위해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팔공산의 주 등산로인 탑골과 수태골에서 오전, 오후 각 한차례씩 이뤄지며 가족단위 또는 30명 이내의 단체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은 팔공산 자연공원관리사무소 홈페이지(daegu.go.kr,PalgongPark)를 통한 인터넷 접수나 전화 예약(053-982-0005)으로 가능하다.

추억이 켜켜이 쌓인 달성공원
달성공원은 대구 시민 각각의 추억이 어린 곳이다. 어떤 이에게는 어린 시절 소풍을 왔던 곳으로, 어떤 이에게는 연인과 데이트를 즐겼던 곳으로, 어떤 이에게는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떠났던 곳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달성공원의 산책로를 거닐며 숨은 볼거리를 구석구석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 동물원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동물원이라고 해서 서울처럼 커다란 동물원을 기대하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동물원의 크기도 작고 보유하고 있는 동물도 많진 않지만 왠지 모를 따뜻함과 정겨움이 느껴진다. 공원을 둘러보다 지치면 관풍루와 망향루에 앉아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봄의 나라로 초대하는 대구수목원
대구수목원은 대곡역사 3번 출구로 올라가서 천천히 10분쯤 걸어가면 되는 공립수목원이다. 수목원 안은 약초 내음이 물씬 풍기는 약초원, 계절에 따라 나뭇잎 색이 변하는 활엽수원, 뾰족뾰족 솟은 잎이 재미있는 침엽수원,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야생초화원,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죽림원 등 총 21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식물종수는 목본류 450종, 초본류 1300종 등 총 1750종 35만 본의 식물이 전시돼 있다.
대구수목원은 원래 대구시민의 생활쓰레기가 매립됐던 곳으로 장기간 방치돼 오던 곳이었다고 한다. 갖가지 꽃과 나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둘러보면 이곳이 쓰레기 매립지역이었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꽃이 피어나고 나무가 자라는 광경은 자연의 위대함을 말없이 전하는 듯하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6월부터 8월까지는 오후 7시까지이다.
올 봄엔 가족과 함께 대구수목원에서 가슴 가득 봄을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