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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산업, 도시 관광 가능성에 눈 돌려야”

국가경쟁력 강화와 관광산업의 역할

  / 2009-03-04 13:36:55

오늘날 관광산업은 여흥의 차원이 아니라 종합적·다목적 사업으로 국가의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등 각 분야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이에 맞춰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정책제안과 아이디어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에 본지는 실무 경험이 풍부한 관광 전문가들을 통해 관광산업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지향해야할 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현재 관광산업이 가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추진하는 기관의 비전문성과 복종이라는 관행에 함몰돼 대안 제시와 운영의 묘를 전혀 살리지 못하면서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는 등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시스템에 있다.
한국관광산업의 거시적 과제는 관광수지 해소와 함께 생산성의 증대이다. 인트라바운드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이를 통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광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창출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환경의 융복합 현상을 반영해 창조적으로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융복합화의 중요성은 크게 7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한국 관광산업에 적용한다면 국가경쟁력 강화에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High Tech, High Touch, High Logic’의 결합이다. 정보통신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문화콘텐츠(CT) 등 다양한 첨단 분야의 기술 발달이 서로 통합하면서 인간의 예민한 감수성과 결합돼 새로운 관리 체계에서 효율성을 창출하게 된다.
둘째, ‘디지로그(Digilog)’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인 디지로그는 현재와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융복합화 현상이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한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역할 변화를 볼 때, 디지로그의 영향력은 앞으로 점차 커질 것이다.
셋째, ‘보존의 당위성’과 ‘이용의 합리성’의 결합이다. NEP(신제품-New Environmental Paradigm)속에서 보존할 가치와 이용할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녹색 성장을 함께 이루는 것이다.
넷째,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컬처노믹스(Culture nomics)의 극대화는 단순히 문화적 요소의 탐미적 관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경제적 가치화해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다섯째,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결합이다.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융합해 인간 중심의 스마트 파워를 창출하는 것이다.
여섯째,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융합이다. 그동안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을 피해 수익성이 높고 경쟁이 없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블루오션 전략이 유효한 것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적절하게 경쟁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역량을 강화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는 ‘퍼플오션’(Purple Ocean: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장점을 접목한 시장) 전략이 더욱 유효하다.
이 밖에 융복합화를 추진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한 분야의 현상을 그 분야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레고 블럭’을 만지는 것처럼 연계성을 가지고 융복합화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의적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현상들은 향후 우리 나라가 선진 국가로 나가는 데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들 융복합화 현상을 관광분야에 적용해 현실화시키는 것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단언한다.
관광 산업은 융복합화 과정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이를 달성하기 위해 Triple GT 모델(Green Tourism Growth, Global Tourism Marketing, Glocalizalized Tourism Infrastructure)을 적용해 볼 만 하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존의 당위성’과 ‘이용의 합리성’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녹색관광성장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속가능한 우리의 쉼터를 만드는 노력이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둘째, 글로벌 관광마케팅 역량의 강화이다. 아직도 세계인의 이미지 속에서 한국관광의 위상은 약하다. 디자인 리더십, 브랜드 마케팅, 그리고 명성 관리를 통해 글로벌 관광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경쟁력의 또 다른 원천이 될 것이며, 이는 새로운 관광시장의 개발과 함께 새로운 상품개발과도 연계된다. 이는 운영의 탁월성, 상품의 주도성과 고객과의 친밀성과도 연계된다.

우리의 관광자원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이를 상품화하려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는 세방화(세계화된 지방)된 관광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인트라바운드의 활성화와 인바운드의 증대, 그리고 관광수지 흑자 기록이라는 목표와 국내관광 활성화의 과제를 위해서는 국내관광 수용태세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천적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Purple ocean’의 관광 생태계를 개발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고 수익성이 보장된 관광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도시 관광의 육성, 녹색성장과 관련한 관광자원의 개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구조 확립, 그리고 한반도 관광의 리더십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관광지 개발하면 수요 창출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지역 개발과 연계한 관광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도시 관광의 가능성에 눈을 돌릴 때이다.
두 번째 전략은 ‘스마트 파워(Smart power) 중심의 관광체계의 구성’이다. 단순 하드웨어의 개발이나 실체가 없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창조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관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천 방안으로는 관광 글로벌 탤런트(global talent)의 육성, 글로벌 마케팅 가치 사슬의 구축, 마이스(MICE:기업회의+인센티브+컨벤션+전시)산업의 육성, 질적관광경험의 구현이다.

세 번째 전략은 ‘하이테크(High Tech) 융복합화’이다. 하이테크 융복합화는 IT, BT, CT, NT 등의 새로운 기술을 관광분야와 융합하는 노력이다. 예를 들면, BT, NT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디지로그의 마케팅 역량 강화, 1도시 1개 관광랜드마크 개발 등이 있다.
네 번째 전략은 ‘하이터치(High touch) 관광 파워’의 강화이다. 관광디자인 리더십, 관광자원의 원형 개발, 브랜드 마케팅의 전개 등 ‘high touch’의 감수성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관광자원의 스토리텔링화(우리 것을 세계화하고 세계화와 융합하는 내용의 스토리텔링), 관광지 경관 및 미관의 재창조, 한류관광의 르네상스화 등이 실천 방안으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 전략은 ‘하이로직(High logic) 관광 협력체계의 구축’이다. 관광은 관광이라는 단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는 분야이다. 모든 분야가 협력해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즉, 통섭이 가능한 협력체계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국내외 관광기관과의 협력적 네크워크의 구축, 조사연구의 역량 강화, 관광투자 역량강화, 관광산업지원 강화 등이 실천적 방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앞에서 제시한 목표와 전략만으로는 논제인 ‘국가경쟁력과 관광산업의 역할’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실천적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해맬 교수가 강조한바와 같이, ‘관리체계의 혁신’과 ‘역발상(逆發想)을 하는 사람(contrarian)’이 필요하다. 이제는 ‘부지런함과 복종’이 지배하는 지식 만능의 좌뇌 발전보다는 창의성을 키우는 우뇌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할 때이다.

| 글·김철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