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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관광은 관광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

섬 관광은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慧眼)으로 접근해야

  / 2009-03-04 13:36:16

해양 관광이 관광 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섬과 해안선, 갯벌을 살리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양 관광 산업이 입지 조건만으로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섬과 같은 해양관광자원을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강력해야 한다. 본지는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해양 관광, 그 중에서도 섬 관광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해답을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섬은 3000여 개가 넘는다고 배웠지만 지금까지 국토계획 및 관광계획은 육지를 중심으로 하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껏해야 항만개발, 해안, 해수욕장, 몇몇 섬 개발 등으로 시늉만 했을 뿐 해양이 삶의 장소이자 산업의 장소, 여가 및 관광의 장소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인색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해양이 지닌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고려시대 이전부터 해양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독도영유권을 계기로 영토분쟁이 육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역·해상의 문제로서 조업권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해양에 대한 관심과 함께 외도의 성공적인 관광객 유치, 마리나와 요트산업, 더 나아가 2012여수해양엑스포의 개최 예정 등을 전환점으로 해양이 관광의 새로운 돌파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래 관광이 육지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해양의 다양한 자원을 체험하고, 이용하는 관광으로 변모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요트나 마리나 등의 해양 관광이 일반화되는 시기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되는 시기이므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해양 관광은 해안부터
섬에 이르기까지 다양

해양 관광은 해상·해중 관광, 해안 혹은 연안 관광, 항만 관광, 도서 관광, 어촌 관광 등 그 대상범위가 매우 넓으며 해양 관광의 관련 정책부처도 국토해양부에서부터 행정안전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해양경찰청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처와 관련이 깊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만큼 섬을 포함한 해양 분야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또 여러 부처에서 관장하고 있으므로 규제도 많아지고 정책의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해양과 관련된 통계나 자료를 한 곳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생산된 통계도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 관광의 중요성에 비해 실질적인 연구나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해양 관광은 이제 새로운 정책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야이다. 이 중 섬 관광은 그동안 발전의 소외지역이었던 섬을 지역주민과 섬 방문객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으로 만들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섬은 늘 가고 싶은 신비로운 장소
섬을 생각하면 은둔, 고독, 느림, 신비, 낭만 등의 단어들이 떠오른다. 그것은 섬이 지닌 자연적 특성과 섬의 역사성, 섬이 지닌 본연의 속성 등이 혼재되어 떠오르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부쩍 섬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한번 섬을 찾아오니 또 다른 섬을 보고 싶고 점점 섬에 대한 매력에 이끌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마음 속에서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마음과 새로운 미지의 장소에 가고 싶다는 욕구가 맞물려서 나타난 것이라 생각된다.
섬은 이미 새로운 관광의 대상이 되었다. 오래 전부터 홍도, 보길도, 매물도, 거문도, 울릉도, 백령도 등 수많은 섬이 방문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더욱이 자연적인 해상식물원으로 조성된 외도가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면서 다른 섬들도 충분히 관광지로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섬 관광 100년 앞을 내다보아야
그러나 섬 관광 개발은 단순하지 않다. 섬에는 일생을 섬에 뼈를 묻고 사는 사람들이 있고 섬의 생활과 생산의 방식이 있고, 그들만이 처한 독특한 자연 환경이 있다.
첫 번째 난관은 섬은 가고 싶다고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풍랑주의보만 내려도 배를 띄우지 못하는 섬들이 많다. 먼 거리에 있는 섬의 경우 배 멀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난관은 섬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관광객을 위한 위락시설들이 생겨나면서 섬의 생활상이 바뀌고 있다. 그것도 긍정적인 방향이 아닌 부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우리의 관광 개발을 들여다보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하면 아무 생각 없이 건물을 올리고 시설을 만들고 도로포장을 하면서 수선을 떤다. 그러는 사이에 섬이 지닌 고유성과 자연성은 파괴되고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관광객들은 그곳을 외면하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러한 현상이 섬 관광 개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섬을 지속성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절대로 섬의 고유성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 그 섬만이 지닌 자연적, 문화적 특성을 어떻게 상품화해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섬 관광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면서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급작스런 개발로 인한 훼손이다. 방문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만든 전망대가 섬 경관을 망치는 흉물로 변하고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만든 관광안내센터는 초현대식 재료로 건축해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모든 개발이 그렇겠지만 특히 섬 개발에 있어서 편의시설의 개·보수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시행돼야 한다. 해당 섬의 해양 및 자연 환경에 맞는 형태와 이미지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섬에 와서 어떤 관광 활동을 하고 무엇을 배우고 느낄 것이냐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섬은 오랫동안 그곳에 존재하고 또 각각의 방식대로 살아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섬 관광은 섬과 호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섬이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로 남는 길이다.

글. 김향자(관광개발학 박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