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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대국으로 가는 길’

  / 2008-12-02 13:32:11

나경원 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

세계관광기구(WTO)의 보고서는 21세기 관광의 핵심 화두를 ‘인간성 회복’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세기의 산업화 과정에서 물질주의에 의한 정신의 황폐화, 도덕성 상실, 환경 파괴, 자원 고갈, 인간의 소외감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이제 정신적인 내면의 가치에 대한 관심, 생명에 대한 존엄성, 자신의 뿌리에 대한 관심, 그리고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삶의 질 향상과 문화적인 풍요로움, 행복을 추구하는 이른바 웰빙(well-being)이란 개념의 등장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관광을 둘러싼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도 관광에 관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에 532만 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한 이래 2005년 602만 명으로, 600만 명의 시대를 열었다. 해외를 들고나는 국제관광의 규모로 따지자면 이미 2,000만 명 시대를 맞이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듯 국내의 관광환경 또한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양적, 질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1990년대 말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으로 이의 영향을 받은 관광객은 더 이상 단순한 한류드라마나 관광상품의 구매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인의 가치관이나 한국전통문화의 원형을 찾고자 한다. 이는 세계적인 관광 패러다임의 변화와도 일치하는 현상으로 이제는 보편적인 관광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관광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외화벌이라는 전통적 차원에서의 경제와의 연계 중심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한국 관광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그것은 관광을 통한 국제적 차원의 인적 교류라는 문화관광외교, 또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향한 웰빙 시대에서의 행복추구권, 휴식권과 맥락을 같이하는 복지관광 등으로 대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 속에서 한국문화콘텐츠의 원형 및 한국 문화 속에 표출된 아시아적 가치관에 입각한 다양한 한국적인 요소를 한국문화관광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그동안 관광 육성에 대한 지원은 인프라를 비롯한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여전히 관광 인프라는 관광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낙후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관광 육성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지원되면서 낙후된 인프라를 꾸준히 보완해 나가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부의 지원방향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의 개발, 관광 인프라들 간의 네트워크 강화, 관광 전문인력 양성과 양성된 전문 인력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꾀해야 할 것이다.

문화관광은 기존의 대중관광이 제공할 수 없는 정통성(Authenticity), 정체성(Identity), 만남(Encounter)을 제공해 준다. 이제는 문화관광 프로그램의 질적인 성장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학자들은 문화진보의 마지막 단계는 트랜스포메이션 문화라고 예언하고 있다. 즉 사람들은 자신을 변화시킬 만한 경험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게 한국 관광도 진화해야 한다. 만약 한국 관광이 성공적인 변화를 꾀한다면 관광객들은 다시 한국을 찾게 될 것이고 우리나라가 관광 대국으로 가는 길도 한층 더 가까워 질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관광산업 종사자분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 생각한다. 관광 시장이 외부 환경, 특히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관광 인프라를 현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크게 칭찬 받아 마땅하다. 개인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지금이 관광 산업의 전환기라 생각한다. 우리의 전통 문화와 결합된 체험형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국가 브랜드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를 육성함으로써 관광 산업의 장기 지속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지금의 유리한 대내외 여건을 십분 활용해 발전된 관광산업의 기반을 다져간다면 우리나라가 ‘동방관광대국’이 되는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