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곳, 해미읍성
‘2015~2018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해미읍성은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읍성으로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보존이 잘 된 우리나라 3대 읍성 중 하나다. 서해안을 왜구로부터 지키기 위해 만든 병영성으로, 조선 태종 14년에 쌓기 시작해 세종 3년(1421년)에 완성됐다고 알려진다. 높이 5m, 둘레 약 1.8㎞의 해미읍성 성벽에는 아직도 선명하게 청주, 공주 등 각각의 고을 명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미읍성 축성 당시, 고을별로 정해진 구간을 맡도록 함으로써 혹시 성벽이 무너질 경우 그 구간의 고을이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 방법으로 부실공사를 막고, 아직도 건재한 성벽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해미읍성은‘탱자성’이라고도 불렸다. 적군의 침입을 어렵게 하려고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를 성 주변에 둘러 심었기 때문이다. 무성한 초록 잎과 주황빛의 열매로 무척 아름다웠을 것 같다. 조선 초기에는 충청 병마절도사가 근무했던 충청 병마도 절제사영으로 1579년 충무공 이순신이 병사 영의 군관으로 부임해 10개월간 근무한 곳이기도 하다. 내포 지방의 천주교 박해 때는 1,000여 명의 신도를 이곳에서 처형했다. 그때 박해와 관련된 회화나무가 아직도 묵묵히 서 있어 많은 순례객이 찾아오고 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도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위해 이곳에 방문했다. 매년 10월에는 조선 시대의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서산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가 개최된다.
● 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뛰어난 백제 후기의 작품,‘마애여래삼존상’은 얼굴 가득히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어 당시 백제인의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오랜 세월 수풀에 파묻혀 잠들어 있다가 1958년에 발견, 1962년에 국보로 지정됐다. 빛의 각도에 따라 미소가 오묘하게 변하는데, 아침 햇빛에 비치는 얼굴이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백제인만의 부드럽고 세련된 기술이 느껴지는 이 조각은 비바람이 정면으로 들이치지 않게 80도로 기울어진 채 조각돼 과학적으로 우수하게 평가되고 있다.
● 시선이 머무는 풍경, 바닷길을 열고 닫는 곳.. 간월암
저녁노을 빛이 바다까지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간월암은 바닷물이 밀려들어 오면 섬이 되고 빠져나가면 다시 뭍이 되는 신비로운 암자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송만공 대사가 중건했다고 전해진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간월암이라 불린다. 바다와 어우러져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는 간월암 앞마당에는 200년 된 사철나무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또한, 간월암 바로 인근에 철새 박물관과 탐조 투어를 할 수 있는 서산 버드랜드가 있어 사계절 철새를 관람할 수 있다.
● 마음을 여는 곳, 개심사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전이 있는 충남4대 사찰 중 하나로 백제 의자왕 14년(654)에 혜감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심사는 독특한 건축양식인 배흘림기둥으로 지어졌다. 다듬지 않은 굽어진 나무기둥을 그대로 사용해 자연스럽게 굽이치는 돌계단과 어우러져 찾는 이의 마음에 푸근함을 선사한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에는 왕벚꽃과 청벚꽃이, 여름에는 배롱나무꽃이,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으로 변모해 계절별로 색다른 정취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팔봉산
해발 361.5m의 산으로 여덟 개의 산봉우리가 줄지어 있어 팔봉산이라 불린다. 높지 않음에도 가파르고 험한 코스, 작고 아기자기한 오솔길, 정상에 올라서 혹은 능선을 타며 다양하게 보이는 수채화 같은 장면들이 바로 팔봉산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팔봉산은 원래 봉우리가 아홉 개였던 구봉산이었는데 어느 해에 마지막 봉우리가 홍수에 쓸려 내려가 그 이후로 팔봉산이 되었다. 매년 12월이 되면 버려진 9봉이 자기를 넣지 않았다고 울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팔봉산의 명물인 우럭 모양의 바위를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등산 후 구도항에서 싱싱한 생선회의 맛을 즐겨 보도록 권하고 싶다. 매년 6월이면 팔봉산 감자축제가 팔봉산 주차장에서 개최된다.
● 가야산
가야산에는 국보 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을 비롯한 보원사지, 개심사 등 다양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웅장하고 정산에서 바라본 경치가 서해와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한다. 봄철 철쭉과 진달래 등 각종 야생화가 장관을 이루며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도 빼어나다. 가야봉과 석문봉은 등산객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석문봉은 가야산에서 가장 바위가 많은 봉우리다. 능선을 따라 피어있는 진달래와 억새풀이 장관이며 능선에서의 서해 쪽 조망은 서산과 태안, 서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 몽돌 해변과 코끼리 바위가 유명한 곳, 황금산
황금산은 해송과 야생화가 어우러진 숲길과 몽돌로 이루어진 해안이 절경을 이룬다. 해발 156m의 낮은 산이지만 산을 넘으면 코끼리 바위가 있는 아름다운 해안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원래 이름은 평범한 금을 뜻했던 ‘황금’이 아닌, 고귀한 금으로 여겼던 ‘항금’의 명칭을 딴 ‘항금산’이었다고 전해진다. 서쪽은 바위 절벽으로 서해와 접해 있고 금을 캤다고 전해지는 2개의 동굴이 남아 있으며, 산 정상에는 예로부터 풍년과 안전을 기원했던 당집을 복원해 매년 봄 제향을 지내고 있다.
● 드넓은 초지가 아름다운 곳, 서산 한우 목장
서산 한우 목장은 농협중앙회 한우 개량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서산 운산면 원벌리와 용현리에 있다. 총 1,117ha 초지와 임야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한우 무리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며 봄철 초지 능선을 따라 핀 벚꽃이 유명하다. 현재 가축병으로부터 한우를 보호하기 위해 내부 출입은 불가능하나 외부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인근 관광지로는 개심사, 문수사가 있다.
● 바다의 맛과 멋을 느끼다, 삼길포항
삼길포는 꽃게, 대하 등 수산물이 풍부해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삼길포 선상 횟집에서는 갓 잡은 싱싱한 자연산 회를 착한 가격으로 포장해서 가져갈 수도 있다. 삼길 포항 인근에는 대산 공단의 야경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매년 삼길포 우럭독살체험축제, 삼길산 아라메길 걷기 행사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서산은 앞에서 소개한 9경과 함께‘서산에서 맛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살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서산 9경 9품 9미’ 관광브랜드를 만들 정도다. 보고 싶고 가보고 싶은 서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감동과 힐링이 되는 여행지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서산을, 구경(景)하고, 구미(味)에 딱 맞는 음식을 먹고
구품(品)을 담아 가시면 어떨까요 ^^
글 : 서산시청 관광산업과 최명순 주무관
(☎ 041-660-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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