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무령왕릉
지난 2015년 7월, 공주의 공산성과 무령왕릉을 포함한 송산리고분군 등 백제역사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백제역사가 세계적으로 보존할만한 탁월한 가치가 있는 문화재라는 점을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이러한 찬란했던 백제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사적 축제인 제6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9일간 ‘백제!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금강신관공원과 공산성 일원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백제문화의 정통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일 테마 구성과 전통문화 역사체험, 공산성 배경의 실경공연, ‘백제! 미르섬 날다’ 빛 조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 대표축제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명품 축제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백제문화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람하고 체험했다면, 5대왕 64년간 백제의 왕도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공주에서 무령왕릉, 공산성, 국립공주박물관 등 또 다른 백제문화유산을 만나보자.
백제 문명의 상징, 공산성
백제시대 축성된 산성으로 백제 때에는 웅진성으로 불렸다가 고려시대 이후 공산성으로 불리게 되었다. 475년(문주왕 1) 한산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였다가, 538년(성왕 16)에 부여로 천도할 때까지 5대, 64년간의 도읍지인 공주를 수호하기 위하여 축조한 것으로, 당시의 중심 산성이었다.
해발 110m인 공산(公山)의 정상에서 서쪽의 봉우리까지 에워싼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며 성의 둘레는 2,450m이다. 평면으로는 동서 약 800m, 남북이 약 400m이며 사방에 석벽이 남아 있다. 원래 토성이었는데 조선 중기에 석성으로 개축된 것이다.
공산성 성내에는 백제 때 건물지를 비롯해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건물지가 산재해 있다. 조선 인조대왕의 일화가 전해지는 쌍수정을 비롯해 백제의 추정 왕궁지, 성의 동쪽에는 백제시대의 궁궐누각인 임류각지 등 성안에 백제의 왕궁지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발굴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서문인 금서루에 올라 우측 성벽을 따라가면 구불구불 완만하다가도 때로는 급하게 흐르듯 이어지는데, 굳이 안내를 받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진남루(남문), 영동루(동문), 연지와 만하루, 광복루, 공북루(북문) 등에서 조선시대 문루건축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성의 북쪽 곳곳은 금강과 어우러진 공산성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고, 공주시가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백제문화제 기간에 금강신관공원과 공산성을 잇는 부교를 설치, 금강에 설치한 유동과 황포돛배는 물론 금강교와 금벽로에 백제문양 빛 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건널 수 있게 했다.
동아시아 국제교류의 상징, 송산리고분군
송산리고분군이 처음 조사된 것은 1927년이다. 송산리고분군은 송산(宋山)의 정상부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두 개의 능선에 자리하고 있다. 그중 동쪽의 능선에는 1~4호분이 자리하고 있고, 작은 계곡을 건너 그 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또 하나의 능선에 무령왕릉, 5호분, 6호분 등이 자리하고 있다. 1~4호분의 남쪽에는 7호분과 8호분이 있고, 6호분의 서쪽으로는 29호분이 자리하고 있지만 현재 이 3기의 고분은 복원되어 있지 않다.
복원되어 있는 7기의 고분 중 1~5호분은 돌로 만든 돌방무덤이고, 6호분과 무령왕릉은 벽돌로 만든 벽돌무덤이다. 돌방무덤이 백제 고유의 무덤이라면 벽돌무덤은 중국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무덤이다. 전통적인 무덤과 외래의 무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곳이 송산리고분군인 셈이다.
송산리고분군은 풍수사상에 맞게 조성된 고분군으로 알려져 있다. 북쪽에 현무(玄武)에 해당되는 인공 조산(造山)을 만들고, 거기에서 좌청룡 우백호에 해당되는 능선이 흘러내리는 사이에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아울러 그 무덤들은 한결같이 남쪽을 향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사대부고 뒷산인 봉황산을 향하고 있다. 봉황산이 봉황산인 이유도 이렇게 송산리고분군에서 보았을 때 주작(朱雀)에 해당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송산리고분군은 고분군 자체가 중국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무령왕릉과 송산리 6호분이 벽돌무덤이라는 사실은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에서 태어나 백제의 왕이 되었다가 중국식의 무덤에 묻힌 이가 무령왕이요, 그의 무덤이 무령왕릉이다.
무령왕릉은 1971년 7월 5일 송산리 제5, 6호 고분의 침수방지를 위한 배수로 공사 중 우연히 발굴됐다.
발굴된 부장품 중 지석은 무덤의 주인공이 무령왕이라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어 세상 사람들을 크게 흥분시켰다. 지석의 내용은 간단하지만 삼국시대 왕릉 중 피장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무덤이다.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대 발견이자, 사건이었던 무령왕릉의 발견은 웅진백제시대의 타임캡슐을 연 것이라 할 수 있다. 총 108종, 4,600여 점의 출토 유물 가운데 12종, 17점이 국보로 지정됐을 정도로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인근에는 웅진시대 무령왕릉의 출토품은 물론 수촌리고분군 출토품과 충남지역 고대~통일신라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국보 18점, 보물 4점 등 4만 5000여 점의 문화재를 보관·전시되어 있다.
또한, 천주 순교 유적지인 ‘황새바위’, 한국 최초 구석기 유적인 ‘석장리 유적지’ 등 가보아야 할 곳들이 많다.
글. 공주시청 문화관광과 이경진 주무관 (☎ 041-840-8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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