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전철은 개통 4년 반 만에 운행을 멈췄다. 지난 1월 2,200억 원의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으나 4월까지 이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파산 여부를 결정짓는 법원 선고를 앞두고 의정부시와 운영사인 의정부 경전철 측은 책임 공방과 계약해지 시 지급금 등에 대해 대립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무인 전동차로 지상 20m 위에서 15개 역(11㎞)을 하루 6∼10분(출퇴근 3분 30초) 배차로 440회 달린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좋고, 요금도 일반 버스와 같다는 등의 장점을 앞세워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해 설립됐다.
하지만 파산신청을 기다리는 의정부경전철 안은 썰렁했다. 이는 파산신청 전과도 같은 모습이다. 애초 예상됐던 손익분기점 수요 ‘1회 운행에 200명’이라는 것에 절반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100여 명도 안 되는 사람들만 경전철을 이용했다.
이처럼 빗나간 수요예측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2006년 ‘의정부경전철 민자사업 실시협약’ 당시 하루 평균 7만 9,000명이 이용할 것이란 수요예측 결과를 기준으로 사업이 추진됐지만 개통하고 보니 하루 이용객은 1만여 명에 그쳤다. 바로 작년과 올해는 수요 예측치(11만8,000명)의 3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고 결국 운영까지 어렵게 된 것이다.
이에 파산 여부를 두고 시와 운영사 측은 먼저 나서 책임을 지기는커녕 서로 간의 의견 충돌을 보이고 있다.
경전철 운영회사인 의정부경전철㈜는 “향후 25년간 4,000억 원의 추가 손실을 감수하고도 공익을 위해 운영을 이어가려 했으나, 의정부시에서 최소한의 사업 재구조화 요청을 거부해 파산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 없이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며 “법원의 권고에 따라 파산 신청 취하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라고 답했다.
이 둘의 공방을 두고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시민단체가 “경전철이 파산해 의정부시가 인수해 직접 운영하면 시민 한 명당 약 126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먼저 실패 원인과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린 뒤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시에 요구했다.
현재 서울회생법원에서 심리 중이며 이르면 5월에 파산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유지은 기자 yje@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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