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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도중 아프면 병원비 날벼락?

작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집 한 채 값 지출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  / 2017-08-21 12:26:35

혜정 씨네 가족은 작년 여름 갓 돌이 지난 딸 아이 민서와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온천에 몸도 담그고, 초밥도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숙소에 돌아오는 길, 갑자기 민서가 자지러지듯 울기 시작했다. 황급히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 진료를 받으니 가벼운 탈골 증상이었다. 혜정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창구에서 받은 청구서를 보고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5만 엔. 한화로 5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찍혀있었다.


갑작스러운 병원신세 큰 지출로 이어져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가는 건 이제 당연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 휴가철 해외로 떠나는 관광객 수만 13만4,000여 명에, 부모님이나 어린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항공권부터 숙박, 코스 선정, 먹거리 등 여행을 떠나면서 고려해야 할 것들도 많지만, 여행지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것들이 100% 그대로 지켜지는 경우도 없다. 여행의 매력은 변수라는 말도 있듯이, 수많은 요소가 계획을 방해한다. 그중 여행자를 가장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갑작스럽게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1~2015년 집계된 해외여행보험 사고는 여름 휴가철인 8월에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질병은 보험계약 1만 건 당 84.1건 발생했고, 상해 사고는 27.6건에 달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병원비를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현지 병원에서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 원까지 지출하는 끔찍한 일을 겪을 수도 있다. 응급한 일로 수술이라도 하게 될 경우, 보험적용 없이 수천만 원까지 소요되기도 한다.

금전적인 부분도 문제지만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의료진, 한국 의료 체계와 다른 현지의 의료 서비스 등으로 불안감은 더 커진다. 특히나 환자가 위중하면 치료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은 책임이 병원 측으로 넘어온다는 이유로 어떤 경우 퇴원을 시켜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렵게 퇴원을 한다고 해도 자국으로 돌아오는 큰 걸림돌이 남는다. 환자를 이송할 수 있도록 비행기에 승인을 받아야 하고, 구급차가 공항에 진입하는 것, 비행기 좌석 확보, 한국에서 파견된 응급 이송팀 비용도 모두 환자 부담이다.

이 같은 일이 의료수준이 높고 직항 항공을 많이 운영하는 나라에서 발생했다면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직항이 없는 지역에서 위중한 환자를 이송하는 경우 비행기 자체를 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집 한 채 가격이 소요되기도 한다.




여행자 보험 꼼꼼히 체크해서 가입해야

해외 여행지에서의 병원비 폭탄을 피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여행을 계획하기 전에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면 큰 지출은 막을 수 있다.

여행자 보험은 상품에 따라 여행지에서 발생한 상해나 질병에 대한 사망, 입원비 보상, 타인의 손해배상에 대한 보상, 휴대품 손해, 조난에 대비한 특별비용과 항공 사고까지 보장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보장을 비교한 뒤 간편하게 가입할 수도 있고,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가입할 수도 있다.

기존에 가입한 실손 보험으로도 해외에서 발생한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실손 보험 상품과 특약 내용에 따라 한도가 다르지만, 가능하다면 여행자보험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방법이다. 대다수 보험사가 상해·질병에 따른 병원비를 국내·국외 병원으로 따로 구분, US $1.000처럼 가입금액 한도에 따라 보장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감염병의 종류를 미리 알고 예방하는 것도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 질병정보센터에 따르면 해외 여행지에서 가장 흔히 감염될 수 있는 병은 A형 간염 바이러스다. 거의 모든 대륙에 퍼져있는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되면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 식욕감퇴,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동남아에 흔한 전염병은 홍역과 뎅기열이다. 홍역은 한 번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생겨 평생 걸리지 않지만, 급성 바이러스 질환인 뎅기열은 심하면 고열과 두통, 구토 복통 등을 동반, 황달과 출혈성 경향을 보이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출국 전에 예방접종을 받거나 미리 약을 챙겨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