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영화 ‘아가씨’ LA비평가협회상 2관왕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가 미국 LA비평가협회(LAFCA)가 주는 외국어영화상과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을 받았다. 12월 4일 미국 LA에서 이뤄진 올해 수상작 발표에서 ‘아가씨’는 한국영화 최초로 2관왕에 올랐다. 베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는 올해의 작품으로 선정됐다.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은 지난 5월 열린 칸영화제에서도 미술, 음향, 촬영 등에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에 주는 ‘벌칸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은 바 있다. 올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대됐던 ‘아가씨’는 제4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이어, 제49회 스페인 시체스 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제3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주연여우상(김민희), 신인여우상(김태리), 미술상(류성희)을 받아 3관왕이 됐다. 김민희는 국내 감독들이 시상하는 디렉터스컷어워즈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지난 6월 개봉한 ‘아가씨’는 1939년 일제강점기 조선을 무대로 자산가의 딸인 히데코(김민희)와 하녀 숙희(김태리), 그리고 히데코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하정우)의 심리전을 그린 스릴러 영화로, 국내에서 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LA비평가협회는 전미비평가협회, 뉴욕비평가협회, 시카고비평가협회와 더불어 미국 4대 비평가협회 중 하나다. 이번 LA비평가협회의 시상식은 내년 1월 14일 미국 LA에서 열린다.
아울러 영화 ‘아가씨’의 류성희 예술감독이 세계영화계에서 영화 기술부문에 대한 가장 중요한 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벌컨상을 수상하는 큰 영예를 안았다. 심사를 맡았던 프랑스영화기술인조합(CST)에 따르면 심사위원 간 이견 없는 만장일치 결정이었으며, 폭력이라는 요소를 우아하고도 서정적으로, 숭고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가요계 음원 차트에 다시 찾아온 소녀들의 시대
가요계에 다시 ‘소녀의 시대’가 왔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치어 업’과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가 하반기 각각 음원차트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트와이스와 여자친구가 지난해 발표했던 ‘우아하게’와 ‘오늘부터 우리는’도 7, 11위에 각각 올라 2016년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가수임을 증명했다.
트와이스의 신곡 ‘TT(티티)’도 4위에 랭크돼 있고, 공개된 지 7개월이 지난 ‘치어 업’도 여전히 40위 권 안이다.
2위인 ‘시간을 달려서’는 여자친구가 지난 1월 발표한 곡이고, 11위에 오른 ‘오늘부터 우리는’은 지난해 발표한 곡이다.
트와이스와 여자친구의 올해 평균 나이는 각각 19세, 19.17세. 2007년 평균 연령 17.63세로 데뷔했던 걸그룹 소녀시대가 어느덧 20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트와이스와 여자친구를 필두로 ‘걸그룹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며 다시금 ‘소녀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두 걸그룹 외에도 원더걸스의 ‘Why so lonely’도 22위에 올랐고, 실력파 걸그룹 마마무의 ‘넌 is 뭔들’이 24위에 오르는 등 걸그룹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음악방송도 주로 소녀들이 석권했다. ‘1주 천하’ 1위 곡이 빈번한 와중에도 트와이스는 KBS 2TV <뮤직뱅크>에선 무려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SBS <인기가요>에선 3주 연속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자친구는 ‘너 그리고 나’로 총 14개의 1위 트로피를 받으며 7~8월 여름철을 뜨겁게 달궜고 이밖에 레드벨벳 (9월), 아이오아이 (8, 10월), 블랙핑크 등이 이들 순위에서 선전을 펼쳤다.
tvN, SNL8 PD 교체·크루 논란에 휘청
순항 중이던 케이블 채널 tvN‘SNL코리아’시즌8이 잇따라 암초를 만났다.
지난 11월 24일 ‘SNL코리아8’ 공동 연출을 맡은 민진기 PD가 돌연 교체돼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 배우 김민교, 개그맨 유세윤이 각각 최순실, 정유라로 분장해 현 시국 상황을 꼬집은 바 있다. ‘SNL코리아8’ 측은 “민진기 PD가 새 프로그램을 맡게 돼 현재 기획 중”이라며 하차는 “패러디 방송 전부터 결정된 일”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 JTBC‘뉴스룸’은 정치권을 풍자하던 SNL의 ‘여의도 텔레토비’에 대해 청와대가 성향 조사에 나섰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원고 쓴 작가의 성향을 조사해갔다. 무서웠다”라는 tvN의 전 관계자의 증언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틀 뒤 크루 이세영은 B1A4 캐스팅 비화 영상에서 멤버들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듯한 행동을 보여 성추행 의혹을 받았다. 이 논란이 봉합되기도 전에 정이랑의 엄앵란 패러디 조롱 논란이 터졌다. 12월 3일 방송된 ‘SNL코리아8’에서 정이랑이 엄앵란 분장을 하고 콩트 연기를 선보이던 중 “나는 잡을 가슴이 없다”고 말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올해 초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 절제 수술을 받은 엄앵란과 비슷한 고통을 겪은 유방암 환자를 조롱했다는 것이다.
‘SNL’은 정치, 사회 등 풍자가 사라지고, 선정적인 19금 코드와 자학 개그로 채워지면서 표현의 깊이를 잃어버렸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정이랑의 패러디 논란의 근원 역시 여성의 가슴을 개그 소재로 여긴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문제의 크루들은 하차하게 됐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중국, 한한령에 얼어붙은 연예 시장
한류 시장의 가장 큰 핵심이었던 중국 내 한류 시장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내 보복인 ‘한한령’이라 추측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도리어 한류가 중국 자본을 빼앗고 문화를 잠식한 양아치란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 등 한국 정부의 외교적 결정에 대해 중국 정부는 지속적인 반대 입장을 보였고, 중국 정부는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 이에 상응하는 정치외교적 대응을 하는 것을 떠나 무역, 여행, 문화산업 등 중국과 연계되어 있는 한국 산업 전반에 대해 한국 기업 옥죄기에 나섰다.
이를 통칭하여 한한령(한국을 제한하는 명령)이라 부르고 있는데, 당초 한한령은 실체가 없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입장들도 있었으나, 현재는 한한령의 수위가 점점 높아져 이제는 누구도 그 실체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발언 이후 ‘한한령’은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올 초 송중기가 계약했던 스마트폰 광고 모델은 최근 대만계 배우 펑위옌으로, 지난 10월 전지현이 계약한 스마트폰 광고 모델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중국 배우 안젤라베이비로 교체됐다. 한류스타를 기반으로 승승장구하던 국내 연예기획사 주가 역시 한한령 시행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약 10% 이상 하락했다.
지난 12월 2일 홍콩에서 열린 ‘2016 MAMA’ 역시 개최 전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중화권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는 스타들이 시상자로 총출동해 고무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중국 내 한류 제제는 끊임없이 이어오며 한국 문화 콘텐츠 침체기 및 위기는 반복 되지만 이럴 때마다 돌파구는 늘 있었다. 전문가들은 “타국 시장 및 새로운 계책을 마련하고 추후 더 거세질 ‘한한령’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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