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저는 얼마 전에 승용차를 운전하여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던 중 골목길에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의 왼쪽 뒷부분을 저의 승용차 조수석 쪽 앞부분으로 살짝 충격하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 피해자동차가 크게 파손이 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또 약속시간에 맞추어 도착하려면 빠듯하였으므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 뒤 경찰에서 교통사고 건으로 조사받으러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경찰관의 말로는 피해자동차의 뒷부분과 뒤범퍼의 일부분이 함몰되었고, 그 수리비로 300만 원이 소요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를 한 것으로 인하여 처벌을 받게 되는가요? 또 처벌을 받는다면 얼마의 형을 받는가요? 물론 저의 승용차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답변 :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차의 운전자가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다른 사람의 건조물이나 그 밖의 재물을 손괴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금고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사고운전자에 대하여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거나 사고자동차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공소권이 없으므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질문에서는 교통사고로 물건이 손괴되었으나 사고자동차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질문자께서는 재물손괴와 관련하여 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경우, 물건을 손괴한 경우에는 그 차의 운전자 등은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조치로는 사상자가 있으면 구호를 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고, 물건이 손괴되었으면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대법원 2007. 4. 13. 선고 2007도1405 판결). 즉 사고자동차의 운전자 등은 교통사고로 자동차나 가로등을 파손시키는 등 물건을 손괴한 경우에 그 파편물이 도로상에 널려 있다면 후속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를 제거하거나 안전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사후조치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 주행 중의 다른 자동차를 충격하여 그 자동차를 손괴한 경우에 그 파편물이 도로상에 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고자동차가 급히 도주하고, 피해자동차가 도주하는 사고자동차를 붙잡기 위하여 추격하는 과정에서 다른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사고자동차의 운전자로서는 새로운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기 위하여 사고 후 즉시 정차하여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아니하면 사고 후 미조치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6.09.28. 선고 2005도6547 판결). 만일 자동차의 운전자 등이 위와 같은 사고 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질문자께서는 교통사고로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를 충격하여 그 자동차를 파손시켰으나 파편물이 발생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하더라도 사고 후 미조치로 처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차의 운전자 등은 경찰공무원이 현장에 있을 때는 그 경찰공무원에게, 경찰공무원이 현장에 없을 때는 가장 가까운 국가경찰관서에 지체 없이 교통사고 발생을 신고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다만, 운행 중인 차만 손괴된 것이 분명하고 도로에서의 위험방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신고하지 아니하여도 됩니다. 이러한 신고의무는 사고의 규모나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피해자의 구호 및 교통질서의 회복을 위하여 당사자의 개인적인 조치를 넘어 경찰관의 조직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있습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5500 판결). 이러한 신고의무를 위반하면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질문에서 나타난 사정에 의하면 경찰관의 조직적 초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질문자께서 교통사고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미신고로 인하여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담 / 전극수 변호사
제26회 사시합격, 숭실대학교 법대 교수
재부의령군향우회 전 회장
환경문화연합 고문
국제라이온스(355-A지구)법률자문위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