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햇사레 장호원 복숭아축제
뜨거운 여름이 한차례 우리 곁을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우리의 뺨에 닿는 걸 보니 가을이 코앞에 온 듯하다. 새로운 계절이 무르익으면서 과수원의 복숭아와 고개 숙인 노란 벼도 점점 맛있게 익어간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땅속의 인삼도 제 모습을 제법 갖춰간다. 먹을거리가 풍부한 가을의 시작과 끝을 이천의 세 가지 축제와 함께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름의 끝, 은은한 향을 따라 ‘제21회 햇사레 장호원 복숭아축제’
여름의 끝 그리고 가을의 시작, 9월에 향긋한 복숭아 향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천시 장호원에 도착한다. 장호원의 황도 복숭아는 수려함과 특별한 향기로 어느 과일의 맛보다 특이해서 과실의 황제로 불린다. 복숭아 재배 농가는 한해 농사에 대한 고마움으로 모든 이가 고향의 진한 참맛을 느낄 수 있게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경기 동부 과수농협 농산물 유통센터에서 복숭아 축제를 연다.
복숭아 축제의 주인공은 복숭아만이 아니다. 이천시 주민도 함께해 축제의 향을 더한다. ‘나의 살던 고향은 복사꽃이 피는 장호원’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더 다채롭게 우리를 찾아올 예정이다.
화려한 퍼포먼스 및 공연과 함께 시작되는 개막식은 햇사레 복숭아 가요제 예선, 마술공연이 이어진다.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인 만큼 햇사레 복숭아 레크레이션, 전국 학생사물놀이 경연대회, 지역단체와 다문화의 문화예술공연, 청소년 가요제, 축제기념 경품행사 복숭아 팔씨름대회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하지만 다양한 행사 중에도 제철 맞은 복숭아를 먹는 것이 이 축제를 오는 사람들의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복숭아를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축제에서는 복숭아 잼, 복숭아 식혜, 복숭아 말랭이, 복숭아 막걸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복숭아를 즐길 수 있다.
오! 행복한 밥상, 쌀맛나는 세상 ‘제19회 이천 쌀 문화축제’
문화관광 최우수축제에 빛나는 대한민국 대표 가을대동놀이 축제 ‘이천 쌀 문화축제’가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이천시 설봉공원에서 개최된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쌀은 김치만큼이나 밥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쌀 하면 이천, 이천하면 쌀이 떠오를 정도로 이천은 우리나라 쌀 중심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천 쌀 문화축제는 이 같은 이천쌀 명성을 기반으로, 그냥 쌀축제가 아닌 문화가 더해진 풍성한 축제이다. 더 나아가 우리 쌀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통농경문화 체험과 옛날 배경의 마당극, 추억의 사진 관람 등이 준비돼 있다. 이는 현시대의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농경문화의 경험을, 어른에게는 옛 추억의 향수를 자아낼 것이다.
축제의 시작은 기존의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난 개막 놀이로 진행된다. 각종 풍물놀이와 거북놀이, 예술 공연이 이어지고 전문 연기자의 상황극을 통해 덕담하는 등 재밌고 독특한 면이 관람객의 웃음과 관심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기 전, 이천 쌀로 배를 든든하게 채워보자. ‘가마솥이천명이천원’은 초대형 가마솥에서 이천 명이 먹을 수 있는 이천 쌀밥을 지어 이천 원을 내고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행사다. 대형 가마솥에 지어진 이천 쌀밥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전통방식 그대로 장작에 불을 때 지은 밥은 고슬고슬 윤기가 돌아,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삽으로 퍼 담은 밥에 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먹기 좋게 비벼내면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이천 원짜리 만찬이 완성된다.
쌀은 밥에서 떡으로도 변신한다. 이천 쌀 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무지개 가래떡’이다. 쌀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고 축제 성공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로, 약 600m 길이의 가래떡이 끊이지 않게 길게 늘어진다. 관광객과 주민이 하나가 돼 함께 가래떡을 넘기는 모습은 훈훈하기까지 하다.
그 외에도 시민장기자랑 풍물경연, 시민밴드, 아기돼지 동물농장, 곤포색칠하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부터 모내기, 탈곡, 짚풀공예 등의 농경문화 체험과 밥을 잘 짓는 1인을 선별하는 ‘이천쌀밥명인전’, ‘공룡알방방’ 및 겨루기놀이터까지 남녀노소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특히, 올해에는 금송아지 전설을 연상하는 벼 이삭 모형물 등 새로운 볼거리가 있다. 또한, 대동 마당(구만리뜰)에서는 불 깡통을 연상케 하는 '논두렁 소원불'로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야경과 논두렁 횃불행진, 횃불대동놀이 등 야간행사가 진행되니 하루 정도 여유 있게 이천에서 머물며 축제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6년의 이야기를 담은 ‘제3회 이천인삼축제’
시간이 지나면 낡고 상한다고 하지만, 오래될수록 사랑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있다. 바로 인삼이다. 우리나라에선 특히나 6년근 인삼을 선호한다. 6년근은 인삼 최고의 황금기이자 다양한 효능이 꽃피는 시기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은 6년근 인삼을 키우기 위해서는 8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런 긴 시간과 노력 덕에 건강에 좋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6년근 인삼의 전국 최고 생산지가 바로 이천이다. 금산 인삼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최근 국내 신품종 ‘k-1’을 심는 등 좋은 인삼 품질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좋은 인삼의 기운을 모두에게 전하고자 이천시는 오는 11월 3일부터 5일까지 단풍이 무르익는 설봉공원에서 ‘제3회 이천인삼축제’를 연다.
작년에는 사물놀이 및 대북공연, 퓨전국악공연, 활력나눔 태권무, 인삼 경매 이벤트, 이천 인삼 가요 한마당의 시간과 인삼 씨앗 고르기, 페이스 페인팅, 인삼 중량 맞추기 인삼 활력왕 등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흥을 돋운 만큼 올해에도 다채롭게 준비될 예정이다.
유지은 기자 yje@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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