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차 산업혁명이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로 각계가 분주하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선언한 이후, 이 화두는 국제사회의 핵심주제로 자리 잡으면서 산업 및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미래사회에서 소셜 미디어와 사물인터넷이 인류의 일상을 모니터링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중심의 새로운 시대가 오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속도와 범위, 시스템에 미치는 파급력 면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비판적 입장도 존재한다. 컴퓨터 및 인터넷 기반의 3차 산업혁명과 비교했을 때 경계가 모호하며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시각이다. 기존의 산업혁명은 혁신적인 변화의 과정을 경험한 후에 명명되었으나, 4차 산업혁명은 기술변화의 진화 현상을 선제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혼란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미래사회에 예견되고 있는 기술변화가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2.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산업혁명의 발전 단계를 기준으로 보면,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과 전기를 활용하여 산업구조의 변혁을 일으킨 2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보완하는 데 기여했고 3,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두뇌기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컴퓨터 및 인터넷 기반의 3차 산업혁명과 비교하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센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으로 압축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지능화된 기계가 고도의 자동성·연결성을 바탕으로 경제 전반의 파괴적 혁신을 촉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를 데이터 처리 과정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첫째, 센서는 소비자의 수요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고, 둘째, 사물인터넷은 포착된 디지털 정보를 무선통신으로 전달한다. 셋째, 인공지능은 집계된 대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수요자의 패턴을 추출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정보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활용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등장한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일치하는 현상)도 이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3. 4차 산업혁명과 관광산업의 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센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술변화라는 점에서 관광산업에 미칠 파급력은 어느 분야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관광산업의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근 진행되는 기술변화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이다. 관광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주요 변화는 플랫폼 경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동화를 꼽을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플랫폼 경제를 기반으로 한 변화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8월에 시작된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교통서비스 ‘우버’, 세계적인 여행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 등이다.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에 해당하는 이들은 자동성과 연결성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전문 IT 기업은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공유 업체를 위한 ‘호스트봇(Hostbot)’을 개발했다. 이는 집주인이 앱을 다운로드하고 손님들로부터 가장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설정해놓으면 챗봇(chatbot·채팅로봇)이 숙박객의 질문에 자동 답변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또 다른 사례로 세계 최대의 여행리뷰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는 중국의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향후 호텔+차량, 관광지+차량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트립어드바이저 앱에서는 디디추싱 등록 차량을 호출하고, 디디추싱 앱에서는 트립어드바이저가 제공한 목적지 정보 검색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보완할 방침이다. 유명 관광지와 호텔 등에 디디추싱 전용 정류장인 ‘디디 스테이션’도 세울 계획이다. 이처럼 플랫폼 경제를 기반으로 한 기업 간 업무제휴가 확대되면서, 관광 상품 및 서비스의 유통 구조가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둘째, 센서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의 도입이다. 관광객이 밀집하는 북촌 한옥마을에서 주차 문제를 해결해주는 ‘파킹플렉스’는 앱을 통해 주차 공간을 서로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주차장에 설치된 센서가 주차 가능 여부를 알려주어, 주차 공간 소유자는 자신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공간을 제공할 수 있고 사용자는 현재 위치에서 실시간으로 주차가 가능한 곳을 파악해 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Iot 기반 주차 공간 서비스는 주차 공간 소유자와 운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서비스이다.
셋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관광패턴 분석이다.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은 관광분야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단계이다. 방한 인바운드의 제1시장인 중국 관광객의 소비패턴을 파악하기 위해서 신용카드 사용 현황 분석에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검색 엔진의 관광정보 검색 패턴을 분석하여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관광목적지에 대한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다. 관광분야에서 빅데이터 분석은 관광패턴을 분석하는 단계이나, 주문형 경제(On-demand economy)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과 융합한 방법론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넷째, 인공지능과 로봇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이다. 이 분야는 앞에서 언급한 기술에 비해서 선도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은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의 영향에 의해 약 51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첨단기술 때문에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4.7%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시장의 변화가 핵심적인 화두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고용관계의 다양성 및 유연성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4.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의 현실과 방향
스위스의 유니언뱅크(UBS)가 발표한 ‘국가별 4차 산업혁명 적응 준비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39개국 중 25위를 기록했다. 1위는 스위스,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네덜란드였고,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싱가포르(2위), 일본(12위), 대만(16위), 말레이시아(22위)보다 순위가 낮게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는 기술수준 23위, 교육시스템은 19위인 반면, 노동유연성 83위로 경제시스템 전환을 위한 유연성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수준 측면에서 관광산업 생태계 확장 및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R&D 지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의 관광 스타트업 및 글로벌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 프레임의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또한 관광산업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변화가 예상되는 직종을 중심으로 신규 인력수요와 재직자의 전직 수요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이끌 미래를 위해 정부, 학계, 업계 모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국제관광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한양대에서 관광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광분야 여성 전문인력 양성 자문위원,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 출제위원, 관광서비스 수용태세 T/F 위원,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T/F 자문위원, 국가기술자격정책 심의위원, 관광호텔 등급제도 개선 T/F 위원, 음식관광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관광인력양성협의회와 중국관광객 유치 마스터플랜 T/F에서 근무한 바 있다. 연구경력으로는 ‘관광산업 인력 수급분석 연구’ ‘관광부분 재정사업의 일자리 창출 평가체계 및 운용방향’ ‘NCS 기반형 관광종사원 자격제도 개선방안’ 등이 있다.
글 ․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국제관광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글 출처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관광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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