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김해의 경계인 서낙동강을 잇는 김해교 근처는 불암동장어타운이다.
강변 좌우로 늘어선 30여 개의 장어구이 전문집들이 성시를 이루며 불암장어거리로 불렸다가 오래된 건물, 위생, 주차문제를 해결해 몇 개의 업소가 신축건물에 입주하며 현재에 이르게 된다. 그중에서도 남다른 정성과 역동적인 발상으로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보살피는 내 집 같은 식당 ‘솟대마을’을 방문해 박경화 대표를 만나봤다.
멈추지 않는 노력
과거 불암마을 일대의 서낙동강은 그물을 던지면 자연산 장어를 비롯해 메기, 잉어 등이 한가득 달려 나오는 황금어장으로 유명했다. 지금은 잡히지 않지만 불암의 장어는 여전히 사람들의 군침을 돌게 한다.
솟대마을의 장어는 담백하고 보드라운 식감에 탄력까지 있어 한 마리로는 부족한 질리지 않는 맛으로 유명하다. 숯불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운 장어는 알싸한 양념 외에도 직접 딴 뽕잎 가루가 느끼함을 달랜다. 박 대표는 새순이 돋을 때 1년 분량을 따서 말려 손님상에 올린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장어 외에도 솟대마을이 직접 마련하는 밑반찬에 있다. 장어를 주문하면 큰 상이 부족할 정도로 수많은 밑반찬이 빼곡하게 올라온다. 특히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기자기 도자기 그릇에 나온 장아찌는 보는 것만으로도 맛있는 행복감을 전해준다.
박 대표는 동지 때는 팥죽, 보름에는 오곡밥,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을 대접하며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 오랜 준비기간과 타 식당에서 4년간의 수업 끝에 솟대마을의 대문을 열었지만, 손님상의 방석을 직접 손으로 뜨고, 직접 상에 올릴 나물을 캐는 등 아직도 공부하며 노력 중이다.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는 마음
솟대마을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초목과 꽃나무들이 즐비하고 통나무와 자연친화적 소재로 지어진 건물에 놀란다. 박 대표는 “손님들이 내 집에서 먹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주위 분들이 왜 가게의 외관에 투자를 하느냐고 많이 만류했지만 방문해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해 할 수 있는 한 좋은 곳에서 귀하게 모시고 싶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솟대마을의 가족 같은 분위기와 한결같이 찾아주는 단골손님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하며 “수많은 장어식당을 다니며 공부했지만 불암동장어타운 만큼 정성스럽게 상차림을 하는 곳은 없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다른 식당에서의 4년간 수업은 자신과 상대방의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사업 시작 후 지인들과 가족들이 많은 도움을 줬고, 늘 하던 봉사활동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직원들은 손님이 뭘 원하시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배려해줘서 감사하고 있다”고 가족 같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강조했다.
찾아가기 : 경남 김해시 식만로348번길 21(불암동 229-42)
전화 : 055-333-6919
표진수 기자 pjs@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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